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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PP의 몰락 기사 왜?

“방송진출 위한 여건 다지기”….. 조선 “기사 되니 쓴 것”

조선일보가 25일자 경제섹션 ‘조선경제’ 1면에 게재한 <케이블채널 PP(Progran Provider)의 몰락> 기사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업계 뿐만 아니라 언론계 전체에 회자되고 있다.

조선은 이 기사에서 “온미디어, CJ미디어와 같은 방송채널(PP·Program Provider) 업체들이 흔들리고 있다”며 “IPTV(인터넷멀티미디어 방송)나 디지털케이블TV와 같은 새로운 미디어들이 부상하면서 이들에게 방송채널을 공급하는 업체들이 상한가를 칠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전망해 왔”지만 “방송채널 시장 1·2위인 CJ미디어와 온미디어는 이런 장밋빛 전망과는 정반대로 힘겨운 시절을 보내고 있”고 “두 업체보다 영세한 150~200여 방송채널들은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 조선일보 9월25일자 B1면.

조선 기사에 따르면, 지난해 151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CJ미디어는 올해도 적자를 벗어나기 어려운 상태이며 현재 구조조정이 진행중이다. 자회사인 CJ tvN도 지난해 122억 원 적자에 이어 올해도 100억 원대 적자가 예상된다고 한다. 조선은 “CJ그룹은 2년 전 CJ미디어 등 방송채널사업에 1500억 원의 자금을 투자해 MBC나 SBS에 뒤지지 않는 미디어그룹으로 발돋음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지만 “잇따른 적자와 구조조정으로, CJ미디어 직원들조차 '미디어 왕국의 꿈'이 멀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조선은 “투니버스·OCN·온스타일·온게임넷 등 인기 방송채널을 다수 보유해 미디어시장의 강자라고 꼽혀온 온미디어(오리온 그룹 계열)는 지난해 2월만 해도 주가 8790원을 기록하는 등 시가총액 1조 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1년 반 만인 24일 종가는 2750원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추락했다”고 밝혔다. 방송채널 시장 수익 1위 업체인 온미디어가 지난달 온라인게임 '케로로 파이터'를 선보이며 게임시장에 진출하는 ‘외도’에 나서기도 했다는 소식도 곁들였다.

조선은 “1, 2위 업체가 이런 정도이니 나머지 PP들은 더 어렵다”며 “200여 채널이 있지만 이 중에서 시청률 순위 40~45위까지가 손익분기점을 맞추고 나머지는 모두 구조적인 적자에 시달린다" "올해는 특히 광고시장이 나빠 30위대에는 들어야 안정적"이라는 김영철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국장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케이블채널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에 대해 조선은 ‘지나친 광고 의존도’와 ‘채널 난립’을 꼽았다.

“방송 채널은 매출의 70% 이상을 광고에 의존하고 있”는데 “그동안 PP 광고는 2006년 7196억 원에서 2007년 8768억 원으로 늘어나는 등 지난 4~5년간 매년 20% 이상의 급성장을 지속”했지만 “올해는 경기 불황으로 광고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데다 “특히 광고주들은 불황 때 KBS MBC 같은 지상파 방송 광고보다 PP 광고를 먼저 중단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조선은 또, “방송통신위원회에 등록된 PP 수는 무려 219개에 달”하는 등 PP가 너무 많은 데다 방송을 볼 수 없는 ‘휴면 채널’이 수십 개에 이르고, “대부분의 방송채널들이 직접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기보다, 해외에서 판권을 사온 외화(外畵)를 방송하는 데 급급한 상황”이다 보니 “지금까지 PP로 시장에 진입했던 채널 가운데 40%에 달하는 141개 PP가 그동안 시장에서 퇴출됐다”는 것이다.

PP업계의 어려움을 짚은 기사가 보도되자 언론계 안팎에서는 “조선이 하필 이 시점에 이런 기사를 썼을까”라며 궁금해하고 있다.

방통위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신문·방송 겸영 허용을 위한 입법 작업을 추진하면서 신문사 가운데 가장 먼저 방송 사업에 진출할 것으로 점쳐지는 조선일보가 왜 지금 케이블채널의 어려움을, 그것도 하필 경제섹션 1면에 비중있게 보도했느냐는 것이다. 조선의 기사대로라면 그동안 조선이 검토해 온 보도전문채널이나 종합편성채널 사업은 수익성을 내기 어렵다는 건데, 겸영 허용을 줄기차게 주장하며 준비를 해 온 조선에서 방송진출을 위한 물리적 장벽이 없어지려는 즈음에 방송채널사업자의 어려움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기사가 나온 배경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케이블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선이 신방 겸영 시대를 맞아 보도나 종편 채널 사업 쪽으로 무게중심을 두고 이를 위한 여건 만들기에 나선 것 아니겠느냐”며 “방송사업을 하긴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채널의 난립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을 것 같으니 이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방통위에 알려 좀 더 유리한 여건을 만들어 보자는 차원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기사를 쓴 기자가 업계에 대해 잘 알고 애정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기사 안에 케이블업계 현황에 대한 왜곡이나 과장이 없다는 점을 볼 때 순수하게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동안 이러한 기사가 보도되지 않다가 이제야 기사가 나온 점이라든지, 방송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조선이 경제섹션 1면에 이런 내용을 보도한 점 등을 볼 때 업계에서는 방송사업을 위한 ‘여건 조성하기’ 차원으로 보는 시각이 더 우세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선의 한 관계자는 “채널 난립이 문제라는 지적대로라면 신규 진입을 막아야 한다는 얘기인데, 그렇게 되면 새로 방송사업에 진출하려는 우리 입장에서는 오히려 불리한 기사 아니냐”며 “조선이 특정 PP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가격 협상을 남겨놓은 상태라면 좀 더 낮은 가격으로 인수하기 위해 이 기사를 썼다는 인과관계가 성립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의도성을 찾을만한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선 관계자도 “취재기자가 기사가 된다며 발제해서 쓴 것”이라며 “기사가 되니 쓴 것일 뿐 어떤 저의나 의도도 없다”고 일축했다.

2008년 09월 25일 (목)  미디어오늘 안경숙 기자 ( ksan@mediatoday.co.kr)

방송채널사용사업자 (PP·Program Provider) : 위성방송이나 케이블TV에 가입하면 30~100여 개의 TV 채널을 볼 수 있는데 이런 채널을 공급하는 곳이 방송채널 사용사업자다. 한 업체가 이런 TV채널을 여러 개 보유할 수 있는데, CJ미디어나 온미디어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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